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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4-04-01
청년의 때 권정생 선생의 원고지 2매 분량 편지를 받고 가슴이 요동쳤다. 그 격려 편지는 시를 공부하는 저에게 큰 힘이 되었다. 그리고 부산문예 주간으로 계셨던 선용 선생으로부터 시집을 내어보라는 권유를 받았지만, 시절이 닿지 않았다. 세월은 흘러갔고 나는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시의 끈을 놓지 않았다. 사실은 그것이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었던 것 같다. 그 결과 이제 이 시집이 나오게 되었다. 내면을 형상화하는 데 오랫동안 공들였다. 무척이나 생기발랄에 머물려고 애썼다. 외로움을 이겨내면 더 큰 외로움 앞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. 그것이 삶이라고 여기기에 나는 아직도 외롭다.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을 절망적인 시대라고 부른다. 우리는 어쩌다가 속이 허해졌는지 모르겠다. 밴드와..